세계살이 아카이브 (World Living Archive)/세계 이색 직업 11

포르투의 벽화 예술가들 – 도시를 다시 칠하는 사람들

포르투(Porto)는 시간이 멈춘 도시다.언덕 위의 낡은 건물, 바래진 타일, 오래된 철문 모두 역사를 품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예술의 캔버스가 된다.그 위에 색을 입히는 사람들이 있다.그들은 스튜디오 대신 거리로 나와, 도시의 벽을 작품으로 만든다.‘벽화 예술가(Street Mural Artist)’, 포르투의 골목골목을 다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사람들이다.이 글에서는 포르투 벽화 예술가의 세계, 수입 구조와 시청 예술지원 제도, 실제 작업 프로세스와 장비,현지 참여 팁까지 모두 담았다.1️⃣ 직업 개요포르투의 벽화 예술가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은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일부로,**‘예술을 통해 낡은 공간을 다시 살리는 사람들’**이다.포르투 시청은 2014년부터 “Galeria..

「바기오의 새벽을 찍는 사람들 – 안개 사냥꾼이라는 직업」

바기오(Baguio)는 필리핀의 공기 중 가장 많은 이야기가 깃든 도시다.이른 새벽, 산자락을 덮는 하얀 안개는 마치 바다가 밀려오듯 천천히 골목을 채운다.그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 “안개 사냥꾼(Fog Photographer)” 이라 불리는 사진가들이다.이들은 매일 새벽 4시 30분, 캠프 존 헤이(Camp John Hay)나 미리엄 힐(Mirador Hill)로 향한다.단 몇 분, 세상이 완전히 변하는 그 짧은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관광객이 떠난 자리에서도 이들은 구름과 빛, 그리고 바람을 찍는다.이 글에서는 ‘안개 사냥꾼’이라는 희귀한 직업의 세계와 현실적인 수입 구조, 장비, 일상 루틴까지모두 실제 체류자 기준으로 자세히 살펴본다.1️⃣ 직업 개요‘안개 사냥꾼(Fog Photographer..

세부의 바다를 살리는 사람들 – 산호 복원 다이버의 하루

세부의 바다는 늘 투명하고 아름답지만,그 속에서는 우리가 쉽게 보지 못하는 ‘복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관광객이 떠난 뒤에도 여전히 바다에 머물며 죽은 산호를 다시 살리는 사람들, 그들을산호 복원 다이버(Coral Restoration Diver) 라고 부릅니다.그들의 하루는 화려하지 않지만, 작은 산호 한 조각에서 수백 마리의 해양 생명이 다시 태어납니다.세부의 푸른 바다는 이들의 손끝에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것이죠.산호 복원 다이버란?세부의 산호 복원 다이버는손상된 산호를 옮기거나, 새로운 인공 구조물에 부착하여산호초 생태계를 되살리는 전문 잠수사입니다.단순히 다이빙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바다 속에서 생명을 다루는 기술자이자 환경 보호 활동가입니다.이들은 매일같이 해류와 수온을 측정하고,적절..

말레이시아 바틱(Batik) 염색 장인 – 천 위에 시간을 물들이는 손끝의 기술

말레이시아의 바다는 아침빛으로 반짝이고, 페낭 조지타운의 골목은 천천히 눈을 뜬다. 여행자는 오래된 공방 앞에서 왁스 냄새와 염료 향을 맡고 발걸음을 멈춘다. 장인은 순면과 실크 위에 얇은 왁스선을 긋고, 염료를 겹겹이 스며들게 하며 문양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바틱 염색은 장인의 손과 불, 물과 시간의 협업이다. 이 글은 말레이시아 바틱(Batik) 염색 장인의 바틱의 제작 과정, 장인의 하루, 품질 포인트, 체험 방법, 그리고 전통이 오늘의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1) 바틱이란 무엇인가장인은 바틱을 왁스 방염(wax-resist) 기법으로 무늬를 내는 전통 염색 예술이라고 정의한다. 공방은 주로 면(cotton) 과 실크(silk) 를 사용하고, 장인은 칸팅(canting) 펜 또는 동..

치앙마이 보쌍(Bo Sang) 우산 제작 장인 – 사라져가는 수공예의 미학

치앙마이에서 동쪽으로 약 10km 떨어진 작은 마을, 보쌍(Bo Sang).이곳은 수백 년 전부터 **‘우산의 마을(Umbrella Village)’**로 불리며,대나무와 천, 그리고 천연 염료만으로 화려한 수공예 우산을 만들어온 장인들의 고향이다.오늘날 치앙마이는 디지털 노마드의 도시로 유명하지만,보쌍 마을에는 여전히 한 땀 한 땀 손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장인들의 세계가 살아 있다.이 글에서는 보쌍 우산 장인들의 실제 작업 과정, 직업적 자부심,그리고 전통이 현대 관광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1. 우산의 재료와 시작 – “한 그루의 대나무에서 시작되는 예술”보쌍의 장인들은 현지산 대나무를 직접 손질해 우산의 뼈대를 만든다.뼈대는 일정한 길이로 자르고, 얇게 깎은 뒤 하루 이상 자연 건..

호주의 이색 직업 – 비행 수의사 (Flying Vet)

호주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지만, 인구 밀도는 매우 낮다. 특히 내륙 오지 지역(Outback) 은 수백 킬로미터마다 마을이 흩어져 있고, 의료와 수의 서비스 접근성이 극도로 떨어진다. 이러한 환경에서 탄생한 독특한 직업이 바로비행 수의사(Flying Vet) 다.이들은 소형 경비행기나 헬리콥터를 타고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목장이나 마을로 날아가 가축을 치료하고,농장 동물의 질병을 관리한다. 단순히 동물을 돌보는 일을 넘어, 광활한 호주 내륙의 생명선 역할을 한다.1) 직업 개요비행 수의사는 일반적인 동물병원 수의사와 달리, 내륙 지역의 축산 농가·목장·원주민 커뮤니티에 직접 찾아가 진료한다. 이동 거리가 수백 km에 달하기 때문에, 도로 대신 경비행기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2..

모로코 이색 직업 – 전통 양탄자 직조 장인 "Nassaj" (나싸즈)

모로코의 전통 양탄자는 단순한 생활 도구가 아니라 역사와 예술이 함께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이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온 베르베르(Berber) 카펫 직조 기술은 오늘날에도 아틀라스 산맥과 사막 마을의 여성 장인들에 의해 보존되고 있으며, 세계적인 인테리어와 패션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 직업은 단순히 양탄자를 생산하는 일을 넘어, 세대와 공동체, 문화와 경제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이번 글에서는 전통 양탄자의 특징과 장인의 작업 과정, 문화적 의미, 그리고 여행자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까지 디테일하게 살펴본다.전통 양탄자의 특징문양과 상징성기하학적 패턴에는 풍요, 다산, 보호, 삶의 흐름 등 상징이 담긴다.삼각형은 여성성, 마름모는 번영, 지그재그는 강과 여정을 뜻한다.장인의 기억과..

아르헨티나 이색직업 – 탱고 댄서 (Tango Dancer)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의 파리’라는 별칭과 함께,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탱고의 본고장으로 불린다. 거리를 걷다 보면 카페 안에서 흘러나오는 탱고 선율과 광장에서 즉흥적으로 펼쳐지는 탱고 공연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탱고는 단순한 춤이 아니라, 19세기 이민자들의 애환, 사랑과 이별, 삶의 열정이 녹아 있는 문화적 상징이다.이 탱고를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사람들이 바로 탱고 댄서들이다. 그들은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 앞에서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레슨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아르헨티나 문화를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탱고 댄서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문화 아이콘이자, 동시에 도시 경제를 지탱하는 관광산업의 핵심 직업..

터키의 푸른 눈, 나자르(Nazar) – 불운을 막는 유리 장인의 손길

터키의 시장이나 골목길을 걷다 보면 파란 눈동자를 닮은 유리 장식이 가게 입구, 집 대문, 심지어 자동차 룸미러에도 걸려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장식은 현지에서 ‘나자르 본주(Nazar Boncuğu)’, 서양에서는 **‘악마의 눈(Blue Eye)’**이라고 불린다.단순한 기념품처럼 보이지만, 터키인들에게는 질투와 불운을 막아주는 신성한 부적으로 여겨진다. 이런 독특한 유리 장식을 제작하는 사람이 바로 나자르 유리공예 장인이다. 그들의 작업은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전통과 믿음을 계승하는 동시에, 현대 관광산업과도 깊게 연결되어 있다.1) 나자르(Nazar)의 기원과 의미터키의 푸른 눈, 나자르(Nazar)는 고대 메소포타미아·그리스·오스만 제국에서 이어져 온 부적 전통이다.사람의 질투나 부정..

조지아의 이색 직업 – 크베브리 와인 장인 (Qvevri Maker)

조지아(Georgia)는 약 8,000년 동안 와인 제조 전통을 이어온 세계적인 와인 발상지입니다.특히 점토 항아리인 **크베브리(Qvevri)**를 땅속에 묻어 와인을 숙성하는 방식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독창적입니다.이 특별한 항아리를 만드는 크베브리 장인은 조지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희귀 직업으로, 오늘날에도 그 전통을 지키고 있습니다. 1. 크베브리 와인의 정체성크베브리는 점토를 구워 만든 대형 항아리로, 땅속에서 와인을 발효·숙성시킵니다.항아리 하나의 크기는 수백~수천 리터에 달하며, 완성까지 수개월이 소요됩니다.장인들은 점토 반죽 → 성형 → 건조 → 소성 → 내부 밀랍 코팅 과정을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합니다.2. 오크통 와인과의 차별점숙성 방식오크통: 지상에서 숙성, 나무..